[앱 분석으로 살펴보는 산업 현황] 대기업까지 넘보는 중고 시장
작성일 : 2022-09-25
-당근마켓 설치기기수 1위…번개장터 ‘난항’ 중고나라 ‘순항’ 희비 교차
-설치기기수 대비 MAU, 3가지 앱 모두 하향세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010년 “3년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PC 판매량을 능가하는 모바일 시대가 온다”고 전망했다. 이후 2014년에는 모바일을 통해 대부분의 사회 활동이 가능한 ‘모바일 온리(Moblie Only)’ 시대를 겨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예견이 맞았다. 의식주 해결과 같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전 산업에 모바일이 녹아들었다. 그 중심에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앱 분석으로 산업별 현황을 여러 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대기업 유통사가 중고 시장에 발을 담갔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거래가 활성화된 흐름에 올라탄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 4층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인 ‘세컨드 부티크’로 탈바꿈시켰다. 신세계백화점도 본점 1층을 중고 물품 편집숍으로 조성해 한시 운영했으며, 롯데백화점은 광복점에서 중고 의류 팝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헌것’으로 치부됐던 중고 물품이 백화점 매장까지 들어서게 된 데에는 중고 거래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일상이 된 중고 거래, 앱 분석을 통해 22년의 현황을 살펴보자.
▲출처=TDI
빅데이터 분석기업 TDI(티디아이, 대표 이승주)가 자사의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빅3 중고 거래 플랫폼 앱의 설치기기수는 ▲당근마켓 2,046만 2,000대 ▲번개장터 589만 1,000대 ▲중고나라 257만 3,000대 순이다. 당근마켓은 지난 1월과 비교해 약 5.6% 증가했으며, 중고나라는 87.7%로 크게 늘었다.
올 들어 5월의 설치기기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중고나라는 이달 앱에서 자사 페이로 거래한 모든 중고물품 택배 거래에 택배비를 지원하는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벤트 기간 내 횟수 제한 없이 환급을 진행한 파격적인 이벤트로 이용자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중고나라는 매달 이벤트를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는 상품 등록 시 상품권 지원, 편의점 택배 할인 이벤트 등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번개장터는 2분기부터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4월에 전월 대비 설치기기수가 줄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그렸다. 번개장터가 주춤하게 된 원인이 올 초 대형 패션 플랫폼과 리셀 플랫폼이 가품 논란에 분쟁을 일으킨 사건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전체적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신뢰도가 하락했으며, 리셀 시장을 겨냥했던 번개장터가 비교적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TDI
설치기기수 대비 월간 활성사용자(이하 MAU)를 살펴보면 3가지 앱 모두 우하향하는 모습이다. 당근마켓의 1월 대비 8월의 MAU 비율이 가장 크게 줄었다. 4월까지 70%가 넘는 높은 MAU 비율이 나타났으나, 5·6월 2% 이상씩 하락해 6월 67.4%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번개장터와 중고나라의 8월 MAU 역시 1월보다 약 4.2~4.3%씩 줄었다. 이벤트로 설치자가 대폭 증가한 만큼 앱을 활발히 사용하는 이들이 늘지 않은 모습이다. 4월 이후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로 쇼핑센터의 방문률이 늘어난 점도 앱 사용률 감소의 영향으로 볼 수 있겠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중고품 전문관을 통해 약 1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하루 평균 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공간에서 거둔 매출의 2배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백화점을 비롯해 오프라인 중고 매장이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중고 플랫폼은 최대 취약점인 사기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